하나님께 가까이 함이 내게 복이라(시편7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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룻기를 읽는 중에


룻기를 히브리어로 읽는 중에 놀라는 마음을 가눌 길 없어 몇 자 남깁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강물처럼 흐른다면, 때로 폭포처럼 수직으로 내려꽂습니다. 시편 143편 같은 경우입니다. 수평선 끝 가는데까지 펼쳐지는 늪지대처럼 전혀 속도를 내지 않는 만보도 있습니다. 대체로 산문 대부분이 해당합니다. 그런데 룻기는 분명히 느려야 하는데, 속도감이 거칠기까지 합니다. 단 몇 줄 내로 한 집안의 역사는 물론 이스라엘의 이민사도 요약 정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히브리어 쓰임새는 어떤 다른 언어로 결코 번역이 가능하지가 않습니다. 그저 벙벙한 가슴을 손바닥으로 쓸면서 가끔 창문 바깥을 내다볼 뿐입니다. 나는 영어와 한국어를 사랑하는데, 히브리어 룻기는 추상명사 세계로는 잡아낼 수가 없습니다. 해서 내 번역은 겨우 능선에서 지평선으로 내려딛는 그런 자기자전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어떤 이방 여자 룻을 조명하는 이 짧은 책에서 독자가 정중하게 초대되고 있는 점입니다. 내가 언제 이 여자 룻을 알고 있었지, 그런 생각. 어머니에게서, 혹은 할머니에게서 분명하게 룻의 신앙과 그 얇게 걸어가는 길바닥을 읽었습니다.  나는 여러분 모두가 히브리어로 룻기를 읽으면 참 좋겠습니다. 소망이 중요한데, 나도 처음에는 그저 소망뿐이었습니다. 그 소망이 싹이 나고 꽃봉오리가 열리더니, 이런 작은 열매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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