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 가까이 함이 내게 복이라(시편73:28)

성도를 온전하게하여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가는 교회

탐방예배를 드리며

  • 작성자 : pastor
  • 조회 : 4,719
  • 13-09-29 01:29

1994년 금문교회 개척 이후 첫 휴가다. 주일마다 탐방예배(?) 드리기를 내일이 다섯번째. 그동안 미국인 교회에 나갔다. 한번은 침례교회, 세번은 장로교회다. 오늘은 중국인 교회를 예정하고 있다.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교회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살아왔다. 스물 한살 나던 1981년에 교회를 개척해서 설교했고, 군대에서 군종병으로 주일저녁, 수요, 내무반, 훈련장 등지에서 예배를 인도했다. 그런데 지금은 찾아가서 예배드린다. 평신도의 입장이 어떤가 많이 배우는 중이다.


세상은 험하고 세상살이는 난하다. 세상에 존재하는 교회도 부흥할 때가 있고 쇠퇴의 길을 걷기도 한다. 대체로 유럽의 교회는 쇠퇴일로에 있고, 미국과 한국은 교회가 가던 길을 멈추었다. 대신 러시아와 중국이 크게 부흥한다. 나는 하나님의 은혜로 교육선교 하던 중에 모스크바와 심양에서 막 뽑아올린 무우처럼 싱싱한 예배를 경험했다. 아프리카에서 만난 성도들은 소나기 수면에 통통 튀는 물방울 같았다. 콜롬비아는 남미 전체를 책임질 영적 일군이 우후죽순처럼 수도없이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나는 하나님의 말씀은 매이지 않는다는 사도 바울에 동의한다.


바이런의 시 중에 "불탄 자리에 새순이 돋고, 지진 끝난 자리에 아이들이..." 하는 구절이 있다. 내가 사는 미국은 매일처럼 불과 지진이다. 교회 핍박이 굉장히 체계적이고 논리적이다. 들으려고 한다면 귀청을 찢을만한 벽력이다. 안 듣기로 하면 여기처럼 안일한 곳도 없지만. 여기서 교회가 서야 하는 것은 "당위성"이다. 러시아, 중국, 아프리카, 콜롬비아, 그런 나라의 교회성장은 대세다. 내 어머니 말씀처럼 "부지깽이를 꽂아도 싹이 나는" 사월 같다. 그러나 미국은 전쟁터다. 싸워야 하고 버텨야 한다. 한국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해외 교육선교 외에 사경회 인도로 미국 여러 지역을 다녔다. 올해 12월은 플로리다 팜비치다. 수 차례 콜롬비아 가는 길에 비행기를 갈아탄 플로리다는 내 기억에 바다가 얕고 맑았다. 배 그림자를 끌고 가는 바다의 맑음에 탄성을 질렀다. 그런데 거기 교회는 어떨까? 살기 좋은 곳이니 교회도 평안할까? 아닐지 모른다. 살기 좋기로 말하면 샌프란시스코도 만만치 않다. 그런데 여기는 최전선이다. 내 휴가 중에 비상기도와 비상심방으로 24시간 대기하고 있다.


벌써 새벽이니, 오늘 중국인 교회 예배가 곧 드려질 것이다. 미국에 사는 중국인들은 내 친구다. 중국어 강의실에서 만난 수많은 친구들 중에 몇이 거기 있을지도 모른다. 예배인도자가 아니라 예배드리는 편에서 예배를 기다리는 건 편안한 일이다. 그러나 내 편안함은 예배인도자로서 경험한 높디높은 예배긴장과 깊디깊은 예배은혜를 지불하고 얻은 대가가 아니다. 예배긴장과 예배은혜가 오늘 휴가 중 내게도 있다. 나는 언제나 주님을 그리워하기 때문이다. 나는 나로서 살아갈 도리가 없다. 나는 불완전하다. 나는 그분이 오셔야 한다.


그제 세상을 떠난 최인호 작가가 마지막으로 말했다. "그분이 오셨다!" 나는 외친다. "마라나타!" 주여, 오시옵소서! 그래서 나는 탐방예배를 통해서도 은혜에 흠뻑 젖는다. 여기가 미국, 그것도 샌프란시스코임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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