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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단상

  • 작성자 : pastor
  • 조회 : 5,422
  • 14-03-22 12:30

어제 금요일 오후, 아내와 함께 영화 Son of God을 관람했습니다. 십여년 전의 Passion of Christ처럼 큰 기대는 없었지만, 사순절 기간 중에 주님을 생각하고 싶은 마음에 영화관을 찾았습니다.


우선 마음에 갈릴리 호수를 보고싶었는데 놀랍게도 첫 장면이 갈릴리 호수였습니다. 맑은 그 호수에 배가 천천히 움직이고, 그 배에 예수님께서 오르셨습니다. 거기도 계절은 봄처럼 느껴졌습니다.


샌프란시스코는 사철이 봄입니다. 언제나 꽃이 피어 있습니다. 이쯤하면 부러워할 분이 많겠지요. 그러나 혹독한 겨울이 없어서 봄이 크게 실감나지 않는 단점도 있습니다. 겨울이 없는 봄꽃이라서 그런지, 꽃가루 알러지는 혹독합니다. 겸손한 꽃은 사람에게 은혜를 끼치는 법입니다. 꽃만 그럴까요?


예수님께서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십니다. 그분은 겸손한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늘 보좌를 버리시고 이 땅에 오셨고, 당신의 모든 능력을 다 사용하지 않으시고 말씀에 순종하셨습니다. 예수님 안에는 내가 쉴 자리가 참 많습니다. 그 너른 품에 안기면 혹독한 추위도 사그라지고, 어느새 봄냄새를 풍겨냅니다. 예수님 품에 안기면 들판에 아지랭이가 피어나고 냉이와 달래, 씀바귀 같은 나물들이 베푸신 상 위에 오릅니다. 향긋한 봄 냄새가 밥그릇에 한가득 담겨 김이 오릅니다. 예수님께서 계시면. 겸손하신 주님께서 내 앞에 계시면.


피곤한 몸을 이끌고, 눈물을 닦아내면서, 섭섭하고 힘든 일상을 손바닥 두드려 털어내고, 교회로 갑니다. 잡초가 자라고 있다면 손으로 뿌리까지 뽑아내고, 민들레는 바람에 날아가기 전에 손바닥 안에 가둡니다. 예수님께서 피로 세우신 교회. 베드로에게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라" 하신 주님. 그의 배반을 미리 아셨으면서도 그의 신앙고백을 소중히 여기신 주님. 우리의 배반보다는 작은 믿음을 더 소중히 여기시는 사랑의 주님이셨습니다.


사순절입니다. 해마다 오는 영혼의 계절이지만, 올해는 사뭇 다른 것 같습니다. 벌써 금문교회가 스무번째 맞는 계절입니다. 스물은 성년 아닌가요? 이제는 그 피고 지던 꽃들이 열매로 돌아올 아름다운 나이입니다. 겸손하신 주님의 은혜가 우리교회 안에 가득합니다. 청년들은 찬양준비로 웃음이 교회 안에 가득하고, 동물원으로 소풍 나간 한국학교와 주일학교는 카톡으로 사진을 전송해 옵니다. 거기는 맛있는 음식이 봄꽃과 어우러져 돋보입니다. 사진의 꽃은 알러지 대신 환한 미소가 가슴에 남습니다. 즐겁게 지내다가 겨우 걷는 케일럽, 태어나기 두 주일쯤 전인 그레이스, 모두 안전하게 돌아오세요. 샬롬, 샬롬. 금문인 여러분, 모두모두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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