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 가까이 함이 내게 복이라(시편73:28)

성도를 온전하게하여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가는 교회

종교개혁 505주년


올해 10월 30일 주일, 우리는 종교개혁 505주년 기념예배를 드렸습니다. 설교준비 하면서 루터가 비텐베르크 성당에 내걸었던 "95개조항"을 인용할까 했습니다. 전문을 수 차례 읽다가 결국 내용인용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왜냐하면 그 글에서 루터는 아직 가톨릭 교인이었기 때문입니다. 종교개혁이 종교개혁 된 것은 루터 개인이 아니라 그를 사용하신 하나님이셨습니다. 바다에 떨어진 사람을 뛰어내려 용감하게 구출한 시민을 인터뷰 했더니, "나를 밀어뜨린 사람이 누굽니까?" 되물었다는 우스갯소리. 루터는 성령님께서 그를 감화감동하셔서 사용하신 것입니다. 종교개혁을 말할 때 우리는 루터 이전의 개혁자들을 기억해야 합니다. 루터 이후의 개혁자들도 잊을 수 없습니다. 종교개혁주일은 한 인간을 영웅 만드는 주일이 아닙니다. 모든 영광은 하나님께 돌려야 합니다. 

나는 대학 졸업논문으로 "루터의 초기 저작들에 나타난 만인사제설 연구"를 썼습니다. 지금 읽으면 얼굴이 화끈거리는 졸작이지만, 젊은 나이 때부터 루터에 관심을 가진 것이 사실입니다. 그는 교황에 맞설 수 있던 소수 용감한 자였고, 원어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한 학자였습니다. 그러나 그의 면면에 실망하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농민전쟁에 대한 그의 입장 같은 것은 그의 사회-정치-종교적 한계를 보여준 것입니다. 그는 보통인간이었습니다. 

온 세상에 개신교인은 전체 인구의 10% 조금 넘는 통계가 있습니다. 거듭난 그리스도인은 그보다 적겠지만, 실로 엄청난 세력입니다.  대표로 내세울 수 있는 신학자나 설교자가 있습니다. 그러나 면면을 살피면 오늘 루터처럼 결국 실망하고 말 일입니다. 오직 하나님의 은혜, 그뿐입니다. 역설적인 것은, 나 스스로 부족하지만 그래도 매주일 용감하게 말씀을 증거하는 근거는 내가 아니라 내 안에 계시는 하나님 아버지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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