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 가까이 함이 내게 복이라(시편73:28)

성도를 온전하게하여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가는 교회

고도를 기다리는


79학번이다. 백양로를 걷는데 최루탄 연기에 희미한 반정부 대자보 구석에 반쯤 꺾여 나무끼는 연극 포스터: 대학 연극동아리가 사무엘 베케트(Samuel Beckett)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무악극장 무대에 올린다고 했다. 몇 사람이나 볼까, 저렇게 나이브 한, 시대정신 거역하는? 제대 후 복학했을 때, 젊은 후배들이 낡은 구두에 지팡이를 짚고 커튼 젖히고 나타났다. 둘이 셋이 말도 없이, 꺾여지고 사라지는 노을 하늘의 해를 등지더니. 그러면 아직도 기다리는 겨? 오늘도 공감되는 바, 사람은 누구를 기다리는 실존문제다. 대개 오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는 어리석음을 모르지 않는다. 그래도 인생이 어리석달까. 나는 눈을 들어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이다. 떠난 사람은 오지 않는다. 약속이 무심하다. 그러나 주님께서 오신다. 고도를 기다리는 개인이 여기저기 거리에 간절한 눈빛을 들킨다. 그게 사람이라면 그처럼 안타까울 수 없다. 주님 기다리는 사람은 의롭다. 사람은 의로써 사는 것이다. 저기 저 불꽃 환한 동네는 돌아오는 누구를 위해 문을 조금 열어두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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